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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혼(國魂)을 팔은 자

제27편 김연수 — 민족자본의 이름으로 제국의 경제를 세운 남자

by daonara 2026.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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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군수품을 납품한 경성방직, 김연수 - AI 생성 이미지

 인물 개요

김연수(金連洙, 1896~1979)는 삼양그룹 창립자이자 일제강점기 조선의 대표적인 재벌이었다. 그는 표면적으로민족자본가라 불렸지만, 실상은 일본 제국의 식민경제 질서 속에서 성장한 합리적 친일 엘리트였다. 해방 이후에는 반민특위의 처벌을 피하고, 산업화의 주역으로 재평가받으며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다. 그의 생애는 도덕이 밀리고 실용이 앞선 시대, 배신이 성공으로 보상된 근대의 전형이었다.

② 주요 활동과 친일 행적

1. 조선 자본가의 외피를 쓴 제국의 협력자

도쿄 와세다대학에서 상학을 전공한 그는 귀국 후 형 김성수와 함께 경성방직 주식회사를 세우고, 이후 삼양사·삼양제당·동아일보·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등을 잇따라 설립했다. 그는조선인 자본의 상징으로 포장됐지만, 경성방직의 초기 자본은 조선식산은행과 일본상공은행 등 일본계 자금이었다. 그의 회사는 조선의 독립 경제를 세운 것이 아니라, 제국의 군수물자 생산 체계에 편입된 하청 산업이었다.

2. 식민지 경제 질서의 실무자

1930년대 이후 그는 조선상공회의소 평의원, 조선경제연맹 이사, 국민총력조선연맹 고문 등 여러 경제단체의 요직을 맡았다. 그는 연설과 기고문에서 “조선 산업은 일본의 지도 아래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식민경제 질서의 안정과 협력을 역설했다. 경성방직의 원단 대부분은 일본군 피복용으로 납품되었고, 그는 국방헌금과 군수물자 헌납 운동에 참여했다. , 그는 전쟁을 위한 생산과 협력을경제 발전이라 부른 인물이었다.

3. 언론과 교육을 통한 협력

형 김성수와 함께 운영한 동아일보는 초기에 민족지였으나, 1930년대 후반에는 총독부의 검열 아래 황국신민화 선전지로 변질됐다. 그가 재정 후원한 보성전문학교(고려대) 또한 “황국신민의 청년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내걸며 전시체제 교육에 동참했다. 김연수는 이를시대적 불가피성이라 해명했지만, 그 선택은 결국 지식과 교육의 윤리를 제국의 논리에 종속시킨 행위였다.

③  해방 이후죄 없는 재벌로의 부활

1945년 해방 후 김연수는 반민특위 조사 대상 1차 명단에 올랐으나, “조선 자본으로 일본 기업에 맞섰다는 논리를 내세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의 삼양그룹은 해방 후 그대로 존속했고, 그는 고려대 이사장·경제계 원로로 대우받았다. 친일 자본은민족경제의 초석으로 둔갑했고, 그의 이름은민족 자본가라는 미화된 틀 속에서 재탄생했다.

④  근대사적 의의

김연수는 지식과 자본이 결탁한 식민지 근대의 얼굴이었다. 박흥식이 노골적인 전쟁 경제의 톱니였다면, 그는 조용히 제국의 경제를 설계한 이성적 협력자였다. 그의 방식은 폭력이 아닌 합리와 계산의 언어였고, 그 덕분에 그는 해방 후에도 살아남았다. 그의 이름은 오늘날까지도근대 산업의 아버지로 남았지만, 그 산업의 뿌리는 제국의 흙 위에 세워져 있었다.

⑤ 오늘의 시사점

 합리적 배신은, 과연 배신이 아닐 수 있는가?”

그의 성공은 조선 자본의 자립이 아니라, 식민 경제의 완성이라는 비극적 아이러니였다. 그는 조용히 계산했고, 그 계산은 결국 민족의 손해로 귀결되었다.

⑥ 해방 이후의 훈장과 기억의 왜곡

김연수는 해방 후에도 오히려근대 산업의 공로자로 재평가되었다.

연도 훈장·포상 이유 시대적 배경
1962 국민훈장 무궁화장 산업 발전 및 교육 기여 박정희 정권의 실용 우선 정책
1971 수출유공 대통령표창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공로 식민자본가의 재활용 분위기

그의 훈장은 도덕적 회복의 증거가 아니라, ‘경제가 윤리를 덮은 시대의 상징이었다. 그가 세운 기업은 해방 후 산업화의 기둥이 되었지만, 그 토대는 식민지 협력의 유산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그의 이름은 여전히 교과서에민족 자본가로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은 성공이 죄를 덮은 시대의 왜곡된 초상이다.

⑦ 다온의 한줄 정리

“그는 제국에 협력해 자본을 세웠고, 해방 후 그 자본은 산업의 근간이 되었으나, 윤리는 돌아오지 못했다.”

⑧ 출처

《친일인명사전》, 민족문제연구소, 200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식민지 자본의 형성과 민족자본의 신화》, 김종태, 2018

《경성방직과 삼양사의 성장 구조》, 정진석, 2016

《동아일보와 식민지 언론의 변질》, 이승훈, 2015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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