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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혼(國魂)을 살린 자

제29편 이상설 — 조국을 향한 혼, 바다로 흩어지다

by daonara 2026.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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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특사 - 이상설, 이위종, 이준

 인물 개요

이상설(李相卨, 1870~1917)은 헤이그 특사로 잘 알려진 외교 독립운동가이자, 민족교육의 선구자였다.그의 생애는 칼이 아닌지식의지로 싸운 여정이었다. “조선의 독립은 총이 아니라 교과서에서 시작된다.” 그가 일생을 걸쳐 남긴 신념이었다.

 학문과 교육으로 세운 독립의 꿈

함경북도 경원 출신의 이상설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관립 법관양성소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법관으로 임용되었다. 하지만 일제의 불의한 재판과 부패한 관료제 속에서 정의로운 판단이 억눌리는 현실에 깊은 회의를 느꼈다.

그는 결국 관직을 버리고, 조국의 미래는 무력보다 교육에 있다고 믿었다. 1906, 간도 용정(龍井)으로 건너가 조선인 최초의 근대식 민족학교 서전서숙(瑞甸書塾) 을 설립했다. 서전서숙은 단순한 학교가 아니었다. 그곳에서는 한문·법학 뿐 아니라 수학·과학·외국어 등 신식 학문을 통해 민족의 자주 역량을 키우려 했다.

이상설이 직접 저술한 『수리(數理)』는 한국 근대 최초의 수학 교재로, “세상을 계산할 줄 아는 민족만이 주권을 되찾는다.”는 그의 믿음이 담겨 있었다.

이 학교는 조선인 이주민 사회의 교육 중심지이자 애국계몽운동의 본거지였다. 비록 일제의 감시와 탄압으로 개교 1년 만에 강제 폐교됐지만 그 불씨는 훗날 신흥무관학교와 명동학교, 그리고 의열단의 사상적 기반으로 이어졌다.

 외교로 싸운 지식인헤이그 특사

1907, 고종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고자 이상설·이준·이위종을 밀사로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했다. 이상설은 그 중에서도 대표격으로, 조선의 외교문서를 직접 작성하고 영문으로 번역해 각국 대표단에 전달했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조선은 일본에 병합된 식민지가 아니라, 억압당한 주권국 임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외교망을 장악하고 있었고, 특사들의 입장은 끝내 허락되지 않았다. 이상설 일행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살아 있는 민족이며, 정의는 죽지 않았다.”고 외쳤다. 이 사건으로 일본은 고종을 강제 퇴위시켰고, 헤이그 특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조선이 아직 살아 있음을 세계에 알린 외교 독립의 첫 불꽃으로 남았다.

 돌아갈 수 없는 조국, 망명지에서의 투쟁

헤이그 이후 이상설은 귀국할 수 없었다. 일제는 그를 국외 반역인 1호로 지목하며 “귀국 즉시 체포 및 처형을 명령했다. 그는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머물며 망명정부 성격의 단체인 권업회, 그리고 무장 독립군 조직 13도 의군을 창설했다. 이상설은 직접 헌장과 독립선언문을 작성하며 “민족이 하나로 합해야 독립이 있다는 신념을 전파했다. 그러나 그는 늘 조국을 그리워했다. “조국의 산천을 한 번이라도 다시 밟고 싶다.” 이 마지막 소원조차 그는 이루지 못했다.

 유언바다로 흩어진 혼

1917, 그는 병으로 쓰러져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우수리스크에서 생을 마감했다. 임종 직전 남긴 유언은 그의 모든 생애를 압축한다.

 동지들은 합세하여 조국 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 나는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은 모두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다에 날려라. 제사도 지내지 말라.”

그의 시신은 유언대로 화장되어 동지들이 그 재를 연해주의 바다에 뿌렸다. 이는 조국 땅을 밟지 못한 몸이지만 혼이라도 자유로이 조국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기도였다.

 근대사적 의의

이상설은 펜으로 싸운 독립운동가였다. 그는지식은 힘이라는 확신 아래 교육과 외교를 통해 민족의 자주를 지키려 했다. 서전서숙은 무너졌지만 그 불씨는 훗날 신흥무관학교와 의열단의 사상 기반으로 이어졌고, 헤이그 특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조선의 이름을 국제무대에 각인시킨 첫 외교 투쟁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조국을 위해 죽을 자리를 스스로 찾은 사람이었다. 돌아갈 수 없던 몸, 그러나 결코 꺾이지 않은 혼. 그의 바람은 훗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망명길에서 이어졌다.

⑦ 다온의 한줄 정리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했으나, 그의 혼은 끝내 바다를 넘어 조국으로 돌아왔다.”

⑧ 출처 및 참고문헌

 국가보훈부 공훈록 「이상설」

독립기념관 인물DB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국가보훈처, 2019)

『헤이그 특사, 이상설과 외교 독립운동의 길』 (국사편찬위원회, 2020)

『서전서숙과 이상설의 민족교육운동 연구』 (이화여대 사학과 논문, 2017)

『한국근대사인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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